듀얼부트 없이 Ubuntu 하나로 회사 업무 버티는 현실적인 세팅 가이드
회사 업무용 PC를 Ubuntu 하나만 깔아서 쓰겠다고 하면 보통 반응이 둘 중 하나입니다. “굳이?” 혹은 “괜찮겠어?”. 저도 처음에는 불안해서 듀얼부트로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Ubuntu만 남겨두고 몇 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웹·문서 작업·메일·메신저 중심의 일반 사무 환경”을 기준으로, 제가 실제로 써오면서 자연스럽게 굳어진 세팅을 정리한 것입니다. 윈도우 전용 필수 프로그램이 있는 특수한 환경(예: 특정 회계 프로그램, 보안 모듈 강제 등)은 별도의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미리 말씀드립니다.
전제부터 점검하기: 우리 회사 업무가 Ubuntu로 가능한지
Ubuntu 하나로 버티기 전에, 먼저 현실적인 체크를 한 번 하는 편이 좋습니다. 제가 실제로 확인했던 항목은 대략 이렇습니다.
- 업무에서 반드시 써야 하는 사이트가 특정 브라우저(IE, Edge 전용 등)에 묶여 있지 않은지
- 회사 메일이 웹메일 혹은 표준 프로토콜(IMAP/SMTP, Exchange 웹 인터페이스 등)을 지원하는지
- 메신저가 웹 버전이나 Linux 클라이언트를 제공하는지(슬랙, 팀즈, 디스코드 등)
- 보안 프로그램, DRM, 전자결재 솔루션이 윈도우 전용인지 여부
제가 다녔던 회사들 기준으로는, 대부분 웹 기반 도구가 주류라 Ubuntu에서도 크게 막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액티브X 시대에 만들어진 사내 시스템이나 특정 공인인증/보안 솔루션은 여전히 윈도우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고, 이런 부분은 가상 머신이나 원격 접속을 통해 우회하는 식으로 해결했습니다. 정리하면, “필수 업무가 웹 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느냐”가 Ubuntu 단독 운영 가능 여부를 크게 좌우했습니다.
브라우저와 오피스: 기본 도구를 먼저 정리하기
회사 업무에서 가장 많이 쓰는 건 결국 브라우저와 오피스입니다. Ubuntu에는 기본 브라우저와 LibreOffice가 들어 있지만, 저는 다음과 같이 세팅하는 쪽을 선호했습니다.
브라우저는 크롬 계열 하나, 파이어폭스 계열 하나를 같이 씁니다. 예를 들어 Chrome(혹은 Chromium)과 Firefox를 동시에 설치해 두고, 사내 시스템이랑 외부 서비스별로 나눠 쓰는 식입니다. 이렇게 해두면 쿠키나 로그인 세션이 뒤엉키는 일을 줄일 수 있고, 한쪽에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쪽으로 바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실제로 여러 번 도움이 됐습니다. 한 브라우저에서만 특정 사내 페이지가 깨질 때 다른 브라우저에서는 멀쩡하게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문서 작업은 LibreOffice로 충분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보고서 초안, 회의록, 간단한 표 작업 정도는 LibreOffice Writer/Calc로 처리하고, 최종 전달용으로 MS Office 포맷이 꼭 필요한 문서만 따로 맞추는 방식으로 쓰고 있습니다. 회사마다 문서 양식과 요구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직접 테스트해 보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호환성이 애매한 서식이 있다면, 그 부분만 브라우저 기반 Office(예: 웹용 Word/Excel)를 병행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메신저와 화상회의: 회사에서 실제로 쓰이는 것들 기준으로
제가 거쳐온 환경에서는 슬랙,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구글 미트, 줌 같은 도구들을 섞어서 사용했습니다. 다행히 이 도구들은 대부분 Linux용 클라이언트나 웹 버전을 제공하기 때문에, Ubuntu에서도 크게 문제 없이 사용했습니다.
다만 경험상 안정성이 항상 같지는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팀즈는 Linux용 앱도 있지만, 어떤 시기에는 웹 버전이 더 안정적으로 느껴진 적이 있었고, 반대로 줌은 패키지로 설치한 클라이언트가 화면 공유나 가상 배경 등 기능 측면에서 더 나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특정 도구를 하나만 믿기보다는, “웹으로 접속했을 때와 앱으로 접속했을 때”를 모두 한 번씩 시험해 보고, 그중 더 안정적인 쪽을 기본으로 쓰는 식으로 정리했습니다.
마이크, 카메라 인식은 장비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일반적인 USB 웹캠과 이어폰 마이크는 대부분 추가 드라이버 없이 인식됐습니다. 다만 처음 화상회의를 할 때는 항상 회의 전에 테스트 방을 열어보거나, 동료와 미리 연결해서 음성과 영상이 정상적으로 전달되는지 확인했습니다. 이 부분은 OS를 떠나, 회사에서 장비를 바꿀 때마다 하는 기본 점검에 가깝습니다.
VPN과 원격 접속: 윈도우 전용 환경을 다루는 우회로
Ubuntu만으로 업무를 처리하려다 보면, 어딘가에는 반드시 윈도우가 살아 있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대표적으로 사내 윈도우 서버, 윈도우 기반 전자결재, 국내 특정 공공 사이트 등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한 조합은 “VPN + 원격 데스크톱”입니다.
VPN 쪽은 회사에서 어떤 솔루션을 쓰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OpenVPN이나 WireGuard 기반이라면 Ubuntu에서도 비교적 수월했고, 전용 클라이언트를 요구하는 상용 VPN의 경우에는 Linux용 클라이언트 지원 여부가 관건이었습니다. 제가 경험한 회사들 중 일부는 웹 기반 SSO와 표준 VPN 프로토콜을 쓰고 있었고, 이런 환경에서는 Ubuntu에서도 큰 차이 없이 접속할 수 있었습니다.
원격 접속은 RDP(윈도우 원격 데스크톱), VNC, 사내에서 허용하는 상용 원격 솔루션 등 다양한 방식이 있었습니다. Ubuntu에서는 Remmina 같은 클라이언트를 이용해 RDP 서버에 접속하는 방식을 많이 썼고, 이 방법으로 사내 윈도우 머신에 접속해 전자결재나 필수 윈도우 전용 프로그램을 처리했습니다. 정리하면, Ubuntu는 “내가 직접 쓰는 메인 환경 + 윈도우는 원격으로 필요할 때만 접속”이라는 구조에 가까웠습니다.
폰트와 한글 입력: 피로감을 줄이는 최소한의 손질
개인적으로 가장 오래 신경 썼던 영역이 폰트와 한글 입력입니다. 시스템이 아무리 안정적이어도, 글자가 어색하거나 입력이 불편하면 하루 종일 피로가 쌓입니다.
한글 입력은 Ubuntu 기본 환경에서 충분히 쓸 만하지만, 한영 전환키 동작이나 단축키 충돌이 거슬릴 때가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입력기 설정에서 전환 키를 바꾸거나, 한글·영문 전환을 Alt+Space 등으로 바꾸는 식으로 조정했습니다. 정확한 키 조합은 개인 선호 영역이라, 저는 며칠씩 써보면서 가장 덜 헷갈리는 조합을 찾아가는 쪽을 택했습니다.
폰트는 사내 문서와의 일관성을 고려해, 가능한 한 윈도우에서 자주 쓰이는 글꼴과 비슷한 계열을 선택했습니다. 예를 들어 보고서 작성용으로는 가독성이 좋은 고딕 계열 한글 폰트를 기본으로 설정하고, 터미널이나 코드 에디터에는 고정폭 폰트를 따로 지정하는 식입니다. 실제로 폰트 하나만 잘 골라도 문서 작업에서 오는 피로감이 확 줄어드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업데이트와 백업: “언젠가”를 대비한 습관 만들기
Ubuntu 하나로 회사 업무를 이어가려면, 결국 안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업데이트와 백업을 크게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작은 습관” 정도로 가져가려고 했습니다.
업데이트는 자동으로 모두 적용되게 두기보다는, 퇴근 직전이나 비교적 여유 있는 시간에 한꺼번에 적용하고 재부팅하는 패턴을 유지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중요한 회의 전에 갑자기 재부팅을 요구하는 상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보안 패치는 가능한 한 미루지 않되, 작업 중간에 끼어들지 않게 타이밍만 조정하는 느낌입니다.
백업은 업무 방식에 따라 달라지지만, 저는 두 가지를 기본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하나는 “로컬에만 있는 데이터는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중요한 문서나 코드, 기록은 가능한 한 사내 저장소나 클라우드에 두고, 내 PC는 캐시처럼 쓰려고 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그래도 로컬에 모이게 되는 설정 파일과 개인 노트를 주기적으로 외장 디스크나 Git 저장소에 내보내는 습관입니다. 이 두 가지만 지켜도, OS를 다시 깔아야 하는 상황이 와도 부담이 훨씬 줄었습니다.
정리하며: Ubuntu 하나로 버틸 수 있는 환경과 아닌 환경
Ubuntu 하나로 회사 업무를 버티는 게 항상 가능한 건 아닙니다. 윈도우 전용 프로그램과 보안 모듈에 깊게 묶인 회사라면 현실적인 제약이 분명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웹 기반 도구와 클라우드 서비스가 중심인 회사라면 Ubuntu 하나로도 충분히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경험한 대부분의 개발·기획·마케팅 환경은 후자에 가까웠습니다.
결국 핵심은 “우리 회사 환경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을 먼저 명확히 하고, 나머지를 Ubuntu 쪽으로 천천히 옮겨가는 것입니다. 브라우저와 오피스, 메신저, VPN과 원격 접속, 폰트와 입력기, 업데이트와 백업까지 한 번 구조를 만들어 두면, 그 이후부터는 OS를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납니다. 저에게 Ubuntu는 어느 순간 “특별한 선택”이 아니라, 그냥 익숙한 작업 환경이 됐습니다. 이 글이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현실적인 참고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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