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untu에서 한영 전환 키 삽질 끝내기: 키맵·입력기 정리

Ubuntu를 처음 깔고 나서 가장 오래 붙잡고 있었던 게 바로 한영 전환 키였습니다. 화면은 다 한글로 나오는데, 정작 글자를 치면 영어만 나오거나, 반대로 한글만 나오고 영어가 안 써지는 상황이 계속 반복됐습니다. Ubuntu를 5년 정도 쓰다 보니, 결국 이 문제는 “입력기 구조를 한 번 이해하고, 내 키보드에서 어떤 키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확인한 뒤, shortcut을 정리해 주면 끝난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은 어떤 특정 버전 하나만 기준으로 적은 게 아니라, 여러 LTS 버전(20.04, 22.04 등)을 오가면서 공통적으로 통했던 흐름을 정리한 것입니다. 실제 메뉴 이름과 위치는 버전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한영 전환이 꼬이는 이유부터 짚고 가기

한영 전환이 잘 안 되는 이유를 조금 단순화해서 정리하면 보통 세 가지였습니다.

  • 입력기가 아예 한글을 처리할 준비가 안 된 상태
  • 입력기는 준비돼 있는데, “입력 소스 전환” 단축키가 안 맞는 상태
  • 데스크톱 전체 단축키와 앱(특히 IDE, 터미널) 단축키가 서로 잡아먹는 상태

사실: 최신 Ubuntu 데스크톱에서는 보통 IBus 기반 입력기가 기본으로 활성화돼 있고, 여기에 한국어 입력 엔진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한글을 씁니다. 여기에 “입력 소스(영어/한국어/기타)” 목록과, 그 사이를 오가는 단축키가 따로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한국어 입력 소스와 한글 엔진이 제대로 추가됐는지” 확인하는 것, 다른 하나는 “내가 원하는 키(한/영, Alt, Super+Space 등)가 실제로 그 전환 기능에 연결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지금 내 키보드에서 한/영 키가 무엇으로 인식되는지 확인하기

먼저 조금만 여유가 있다면, 내 키보드의 한/영 키가 어떤 키로 인식되는지 확인해 두는 게 도움이 됩니다. 노트북마다, 키보드 제조사마다 이 부분이 미묘하게 다를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터미널을 연 뒤 다음 명령을 실행합니다.

xev

작은 흰색 창이 하나 뜨는데, 여기서 한/영 키를 눌러보면 터미널 쪽에 긴 로그가 쭉 찍힙니다. 그 중에 keycodekeysym 부분에 어떤 값이 나오는지 확인합니다. 저는 노트북마다 Hangul로 잡히는 경우도 있었고, 오른쪽 Alt로 인식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값은 “정답”이라기보다는, 나중에 단축키를 지정할 때 참고용입니다.

이 과정은 필수는 아닙니다. 그냥 기본 설정으로도 잘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자꾸 꼬이는 키보드라면, 한 번쯤 이렇게 확인해 두면 이후에 어디서 문제가 생기는지 감을 잡기 쉬웠습니다.

Ubuntu 기본 입력기(IBus)에서 한글 준비 상태 점검하기

Ubuntu에서 한글 입력이 가능한 상태인가를 확인하는 출발점은 “입력 소스”입니다. 보통 설정 앱에서 “지역 및 언어(Region & Language)” 쪽을 열면, 입력 소스 목록이 보입니다.

여기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 영문 키보드(예: English (US))가 하나 있는지
  • 한국어 입력 소스(예: Korean, Korean (Hangul) 등)가 추가돼 있는지

사실: 기본 설치 직후에는 영문 키보드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입력 소스 추가(Add Input Source)” 버튼을 눌러 한국어를 하나 더 추가하면 됩니다. 배포판이나 버전에 따라 항목 이름은 조금 다르지만, “Korean” 또는 “Korean (Hangul)” 같은 이름으로 되어 있는 입력 소스를 선택하면, 이후부터는 한글 입력이 가능해집니다.

입력 소스를 두 개 이상 만들었다면, 보통 상단 패널이나 화면 어딘가에 “EN”, “KO” 같은 아이콘이 나타납니다. 이게 지금 활성화된 입력 소스를 나타내는 표시입니다. 이 상태에서 영어/한국어 전환은 “입력 소스 전환 단축키”와 연결됩니다.

가장 무난했던 전환 방식: Super+Space와 한/영 키 조합

여러 방식 중에서 제일 적게 꼬이고, 다른 앱과 단축키 충돌도 적었던 조합은 다음 두 가지였습니다.

  • 전역 입력 소스 전환: Super+Space (윈도우 키 + 스페이스바)
  • 한국어 입력기 안에서 한/영 전환: 한/영 키 또는 Shift+Space

Super+Space는 Ubuntu에서 자주 쓰이는 기본 전환키 중 하나입니다. 데스크톱 단축키 설정(보통 “키보드(Keyboard)” 또는 “단축키(Shortcuts)” 메뉴)에 들어가 보면, “입력 소스 전환” 항목에 Super+Space가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다른 키로 되어 있거나 비어 있다면, 여기서 Super+Space로 다시 지정해 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설정해 두면, 처음에는 영문 입력 상태(EN)에서 작업을 하다가, 한글이 필요할 때 Super+Space로 입력 소스를 한국어(KO)로 바꾸고, 그 안에서 실제 한/영 전환을 한/영 키나 Shift+Space로 하는 식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전역 입력 소스 전환”과 “입력기 내부의 한/영 전환”이 섞이지 않도록 인지하는 것입니다. 저는 입력 소스 전환은 Super+Space, 실제 자판 전환은 한/영 키나 Shift+Space로 분리해 두었을 때 가장 덜 헷갈렸습니다.

키맵이 완전히 꼬였을 때 리셋하는 방법

세팅을 만지다 보면 어느 순간 “뭐가 뭔지 모르겠다” 싶은 시점이 옵니다. 이럴 때는 과감하게 기본값에 가깝게 되돌리고, 필요한 것만 다시 지정하는 게 오히려 빠릅니다.

제가 보통 하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1. 설정 앱에서 “키보드” 또는 “단축키” 메뉴를 열고, 입력 소스 전환 관련 항목을 모두 기본값으로 되돌립니다. (각 항목을 선택하면 “기본값 복원” 버튼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입력 소스 목록을 보고, 영어(예: English (US))와 한국어 입력 소스만 남기고 나머지 언어는 과감히 지웁니다. 나중에 필요하면 언제든지 다시 추가할 수 있습니다.
  3. 로그아웃 후 다시 로그인하거나, 한 번 재부팅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입력기 설정이 깔끔하게 다시 읽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한 뒤, 우선 Super+Space로 EN/KO가 제대로 왔다 갔다 하는지 확인합니다. 그 다음 실제 입력을 해 보면서, 한국어 입력 상태에서 한/영 키나 Shift+Space가 먹히는지 점검합니다. 이 단계까지 정상이라면, 대부분의 일반적인 입력 상황에서는 문제 없이 쓸 수 있었습니다.

VS Code, 터미널에서만 한영 전환이 이상할 때

실제로 자주 겪는 문제 중 하나가 “브라우저나 메모장에서는 잘 되는데, VS Code나 터미널에서는 한영 전환이 이상하다”는 경우입니다. 이건 보통 그 프로그램들이 자체적으로 단축키를 잡고 있기 때문에 생깁니다.

예를 들어 VS Code에서 Ctrl+Space, Alt+Shift 같은 조합은 자동 완성이나 입력 언어 전환에 이미 배정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키가 Ubuntu 전체의 입력 소스 전환 키와 겹치면, 어느 쪽이 이기는지 애매한 상황이 생깁니다. 제 방법은 단순했습니다. “OS 단축키와 충돌할 만한 조합을 VS Code 쪽에서 다른 키로 옮기는 것”입니다. 코드 에디터의 단축키 설정 화면에서 실제로 쓰는 단축키만 골라 바꾸고, 한영 전환에 쓰는 키는 최대한 비워두었습니다.

터미널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Ctrl+Shift+C/V 같은 조합은 복사/붙여넣기용으로 잡혀 있고, 어떤 터미널은 Alt 계열 키를 메뉴 단축키로 사용합니다. 이 경우, 한/영 키 그 자체보다는 Alt와의 조합(Alt+Space 등)을 피하는 편이 덜 헷갈렸습니다.

정리하면, 특정 프로그램 안에서만 한영 전환이 안 될 때는 그 프로그램의 단축키 설정을 한 번 보는 게 도움이 됐습니다. 문제는 입력기 자체가 아니라, 앱이 먼저 키를 가로채고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세팅한다면 이렇게 할 것

만약 지금 Ubuntu를 새로 깔고 한영 전환을 처음부터 다시 잡는다면, 저는 다음 순서로 진행할 것 같습니다.

  1. 설정 앱에서 “지역 및 언어”를 열어 영어와 한국어 입력 소스를 둘 다 추가한다.
  2. 상단 패널에서 EN/KO 아이콘이 잘 바뀌는지 확인한다.
  3. “키보드/단축키” 메뉴에서 입력 소스 전환을 Super+Space 같은 간단한 조합으로 지정한다.
  4. 한글 입력 상태에서 한/영 키, Shift+Space 등을 눌러 실제로 영어/한글이 잘 바뀌는지 테스트한다.
  5. VS Code, 터미널, 브라우저에서 각각 짧은 문장을 쳐 보며, 어디서 키가 먹히지 않는지 확인한다.
  6. 충돌이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 프로그램의 단축키만 조정한다.

이 정도만 해두면, 적어도 “한영 전환 때문에 하루 종일 스트레스 받는 상황”은 대부분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한 번 구조를 이해해 두면, 다른 PC나 새로운 Ubuntu 버전에서도 비슷한 감각으로 세팅을 옮겨갈 수 있습니다.

Ubuntu에서 한영 전환은 처음에는 삽질이지만, 한 번만 자기 손에 맞게 맞춰 두면 그 다음부터는 의식하지 않고 쓰게 됩니다. 이 글이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 도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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