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untu를 집안 공용 PC로 쓰기 위한 계정·권한 설계 가이드

집에 PC가 한 대뿐인데 가족이 다 같이 써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군가는 인터넷 강의, 누군가는 웹 서핑, 누군가는 문서 작업이나 간단한 개발을 하고요. Ubuntu를 5년 정도 쓰다 보니, “성능”보다 더 중요한 게 계정·권한 설계라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누가 뭘 지울 수 있고, 어디까지 볼 수 있고, 서로의 파일이 섞이지 않도록 어떻게 막을지 정리해 두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관리자 계정은 딱 한 명, 일상용 계정은 따로 쓰기

공용 PC에서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것은 “누가 관리자냐”입니다. Ubuntu 설치 과정에서 만드는 첫 계정은 보통 관리자(sudo 권한 보유)인데, 저는 이 계정을 설정 전용으로 쓰고, 일상용으로는 일반 계정을 따로 만든 편입니다.

구조를 정리하면 대략 이렇게 됩니다.

  • admin: 실제로는 거의 로그인하지 않는 관리자 계정 (패키지 설치, 시스템 업데이트, 새 계정 추가용)
  • parent: 집에서 주로 쓰는 어른용 계정 (일반 사용자, 필요할 때만 관리자 계정 비밀번호 입력)
  • kid1, kid2 …: 아이들용 계정 (일반 사용자, sudo 권한 없음)
  • guest 또는 temp: 손님이 잠깐 쓰는 계정 (로그인 기록 지워지도록 설정하거나, 아예 매번 초기화)

실제 경험상, 관리자 권한을 가진 계정으로 계속 쓰다 보면 어느 순간 sudo rm … 같은 명령을 실수로 치거나, 시스템 설정을 건드리기 쉬워집니다. 반대로, 관리자 계정과 일상 계정을 분리해 두면 “뭔가를 설치하려고 할 때만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브레이크가 생깁니다.

홈 디렉터리는 철저히 개인용, 공유 폴더는 따로 빼기

Ubuntu에서는 사용자를 만들면 보통 /home/사용자명에 홈 디렉터리가 자동으로 생깁니다. 기본 권한은 “본인만 읽고 쓸 수 있고, 다른 사용자는 접근할 수 없는” 상태로 설정됩니다. 그래서 가족끼리 쓰더라도 홈 디렉터리만 잘 지켜지면, 최소한 서로의 문서·사진이 섞이거나 엉뚱한 사람이 지우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문제는 “서로 같이 써야 하는 파일”입니다. 공용 PC다 보니, 온 가족이 같이 보는 사진, 동영상, 공유 문서처럼 한 곳에 모아두고 싶은 자료가 생깁니다. 저는 이런 경우 홈 디렉터리 바깥에 공유용 디렉터리를 만들고, 그룹 권한으로 조정하는 방식을 썼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home/parent → 부모 개인 파일 /home/kid1 → 아이1 개인 파일 /srv/shared_family → 가족 공용 폴더 (사진, 영상, 같이 쓰는 자료) 

이때 /srv/shared_family에 “family”라는 그룹을 만들고, 이 그룹에 부모·아이 계정을 모두 넣은 뒤, 디렉터리 권한을 “그룹만 읽고 쓰기”로 맞춰 두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공용 자료는 한 곳에 모이면서, 개인 파일과는 구별됩니다.

아이 계정에는 설치·지우기 권한을 주지 않기

공용 PC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고(?) 중 하나는, 아이가 호기심에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지우다가 환경이 망가지는 경우입니다. Ubuntu에서는 이걸 막기가 생각보다 쉽습니다. 아이 계정에 sudo 권한을 주지 않으면 됩니다.

실제 설정 방식은 간단합니다. 계정을 추가할 때 “관리자 권한(Administrator)” 체크를 빼거나, 나중에라도 해당 사용자를 sudo 그룹에서 빼면 됩니다. 그러면:

  • 소프트웨어 센터에서 새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 관리자 비밀번호를 요구
  • 시스템 설정 중 일부는 보기만 가능하고 변경은 불가능
  • 중요 시스템 파일 삭제·변경이 기본적으로 차단

이 정도만 해도, 아이 계정에서는 브라우저, 오피스, 게임처럼 미리 설치해 둔 프로그램 위주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설정해보면, 아이 입장에서는 거의 차이를 못 느끼고, 어른 입장에서는 “갑자기 뭔가가 다 바뀌어 있는” 상황이 줄어듭니다.

로그인·잠금 습관으로 서로의 프라이버시 지키기

공용 PC에서는 하드디스크 하나를 같이 쓰지만, 그래도 로그인·잠금 습관만 잘 들이면 프라이버시를 꽤 잘 지킬 수 있습니다. 제가 집에서 정해 둔 규칙은 대략 이렇습니다.

  • 자리를 비울 때는 반드시 화면 잠금 (단축키: 보통 Super+L)
  • 아이 계정은 자동 로그인 금지, 로그인이 필요할 때마다 비밀번호 입력
  • 요청이 없는 한, 다른 사람 계정으로 로그인하지 않기 (특히 아이 계정으로 들어가서 몰래 뭔가 보지 않기)

Ubuntu 설정에서 “전원/잠금” 관련 메뉴를 보면, 몇 분 동안 입력이 없을 때 자동 잠금, 재시작 후 자동 로그인 여부 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자동 로그인은 끄고, 일정 시간 후에는 반드시 잠금이 걸리도록 설정했습니다. 이렇게 해두면, 가족이 순서대로 PC를 써도 각자 계정 화면에서 시작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브라우저 히스토리나 문서를 건드릴 일이 줄어듭니다.

아이 계정에 대한 ‘가벼운’ 제한 아이디어

Ubuntu에는 윈도우 가족 보호처럼 완전히 통합된 자녀 보호 시스템이 있는 건 아닙니다. 대신, 몇 가지 일반적인 기능과 별도 도구를 조합해서 “가벼운 제한”을 만드는 정도는 가능합니다. 여기서는 제가 실제로 해 본 수준까지만 적겠습니다.

  • 로그인 시간대를 정해서, 늦은 밤에는 PC를 쓰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
  • 특정 계정에만 브라우저 확장을 설치해, 유해 사이트 차단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법
  • 아이 계정 바탕화면에 바로가기(교육용 사이트, 온라인 수업 등)를 깔아서, 다른 사이트를 굳이 찾지 않아도 되게 만드는 방법

이런 제한은 “완벽한 통제”라기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규칙을 지키기 쉽게 도와주는 쪽에 가깝습니다. 무엇이든 우회는 가능하다는 전제를 두고, 너무 복잡한 설정보다는 지켜지기 쉬운 규칙 + 가벼운 장치를 같이 두는 게 현실적으로 더 오래 갔습니다.

공용 앱과 개인 설정을 적당히 분리하기

Ubuntu에서는 같은 앱이라도 계정별 설정이 따로 저장됩니다. 브라우저 즐겨찾기, VS Code 확장, 터미널 테마 같은 것들이 대표적입니다. 이 특성을 활용하면 “프로그램은 같이 쓰되, 설정은 각자 다르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제가 공용 PC에 자주 권장하는 구조는 이런 느낌입니다.

  • 브라우저는 크롬·파이어폭스 등 공용으로 설치해두되, 프로필·북마크는 계정별로 관리
  • 아이 계정에는 게임·유튜브 바로가기를 만들어 주고, 어른 계정에는 업무용 사이트·은행 사이트 위주로 북마크 구성
  • 코드 에디터나 개발 도구는 어른 계정에만 설치해 두거나, 아이 계정에서는 런처에 숨겨두기

이렇게 해두면 아이가 실수로 개발 관련 설정을 건드리거나, 반대로 아이 계정에 온갖 개발 도구가 깔려 있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공용 PC지만, 각자가 “자기 책상”을 쓰는 느낌에 더 가깝게 만드는 작업이라고 보면 됩니다.

정리하며: Ubuntu 공용 PC의 핵심은 기술보다 구조

Ubuntu를 집안 공용 PC로 쓰는 건 기술적으로는 어렵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어떤 계정을 만들고, 어디까지 권한을 주며, 공유 폴더를 어디에 둘지 같은 구조를 먼저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관리자 계정은 최소화하고, 일상용 계정은 각각 분리하고, 공용 자료는 디렉터리와 그룹으로 따로 빼 두면, 가족이 함께 써도 크게 문제 없이 운영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조를 한 번만 잡아두면 그 다음부터는 “누가 뭘 지웠냐”를 놓고 싸울 일이 훨씬 줄어듭니다. 대신, “이건 우리 공유 폴더니까 여기 넣자”, “이건 내 계정에서만 보이게 하자”처럼 합의된 규칙이 생깁니다. Ubuntu를 공용 PC로 쓰려는 분들이라면, 성능 튜닝보다 먼저 계정·권한 설계를 종이에 한 번 그려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 한 번의 설계가 이후 몇 년을 편하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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